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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rcaea/스토리/Act I-III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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=====# 10-4 #===== >에토 언니. 언니가 항상 이렇게 가벼웠던가? > >한바탕 난투 끝에 지쳐버린 언니를 들쳐메고 등대를 올라가야 하는 건 바로 나였지. > >언니를 등에 업은 나. 반대였으면 좋았을 텐데. 언니 몸이 나보다 더 푹신하잖아. 불공평해. >---- >백색으로 가득 찬 이 세상이지만, 창문이 하나도 없는 이 등대의 나선 계단은 너무나도 어두웠어. > >게다가 언니는 잠에 들었으니… 음, 이렇게까지 혼자가 된 건 상당히 오랜만이었지. > >들리는 건 오로지 언니의 숨소리와 메아리치는 내 발소리. 보이는 건 계단 끝에 희미하게 비치는 빛… > >…우리 어릴 적에는… 잠자기 전에 항상 언니가 노랠 불러주지 않았나? 어떤 노래더라… >---- > “흠흠…흠흠…작은 별… 아름답게 비치네. 동쪽 하늘에서도…” > >“서쪽 하늘에서도?” > >…언니의 목소리가 가사를 이었어. > >계속해서 계단은 올랐지만, 노래는 그만뒀어. > >“이 나이에 자장가라…” 언니가 말했어. 목소리에 조금 나른한 느낌은 있었지만, 분명히 깨어 있었지. > >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. 얼굴과 귀가 뜨거워지는 게 느껴졌어. 절대로 보지 마, 언니. >---- >“다음은 안 불러?” 내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파묻으며 언니가 물었어. > >“시끄러.” 난 간결하게 대답했지. > >언니는 킥킥대며 웃었어. 날숨이 머리카락 사이로 느껴졌어. > >“어차피 이 세계엔 밤도 안 오잖아.” 내가 쏘아붙였어. “그나까 됐어.” > >“그 노래, 가사에 달은 안 나오잖아?” 언니가 말했어. > >나는 다시 말했지. “됐다니까.” >---- >“그런데… 언제까지 업고 올라갈 셈이야?” 언니가 물었어. > >나는 “정말 한 번 물면 놓을 생각을 안 하는구나…” 하고 중얼댔어. > >안 봐도 알아. 분명 얼굴에 잔뜩 웃음기를 머금고 있겠지. 그 생각을 하고 있자니, 등 쪽으로 언니의 가슴이 눌리는 게 느껴져서… > >그래, 참을 만큼 참았다. 내려와. > >나는 언니를 그대로 내려놓았어. > >그런데 언니가 갑자기 내 등이랑 머리를 쓰다듬는 거야. >---- >그만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… > >그냥 눈을 돌리고 표정을 구기기만 했어. > >“가자, 루나.” 언니는 그렇게 달래듯 나에게 말했어. 내 턱을 잡아 고개를 부드럽게 들어 올리기까지 하면서 말이야. > >“꼭대기까지 거의 다 온 것 같아… 아마도!” > >그래. 내가 동생이라 이거지. > >이번만이야. 이번만큼은 져 주겠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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